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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어/재미있는 영국 영어

영국사람들의 에둘러 말하기를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영국 사람들의 완곡어법은 정말 혼란스러울 수 있다.

 

'What the British say, 

what they really mean,

and 

what you might under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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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람들의 에둘러 말하기는 워낙 유명합니다. 

 

어쩌면 표면상 완곡하게 보일 수도 있는 영국인들의 영어 표현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하거나, 또는 상대가 싫어할 소리를 해야하는데 예의상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듯합니다. 영국인들의 이런 완곡한 어법이나 에둘러 말하기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무척 혼란스럽거나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영어권의 사람들도 가끔 헷갈려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한동안 연락도 안하고 지내던 사람과 길거리에서 우연히 부딪히게 되면, 잠깐의 어색한 대화 후 헤어질 때  '언제 한 번 만나서 밥이나 같이 먹자'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영국 사람들도 비슷한 경우에는  'Let's meet up soon'이나 'Let's get together soon' 같은 말들을 의례적으로 하곤 합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 휴대폰이나 다이어리 수첩을 꺼내서 실제로 서로 날짜를 조율하지 않는 이상 이런 말들은 단지 헤어질 때 어색한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예의상 사용하는 매우 공허한 표현일 뿐입니다. ㅋ

 

그런데 영국의 에둘러 말하기의 문제점은 표면상의 표현과는 달리 그 의미가 정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라면 그 의미를 오해할 수도 있죠.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영국인이 하는 것과 그 속에 담긴 진짜 의미가 좀 다른 경우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영어단어 하나하나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도 어려운 영국영어

 

 

'That's very brave' 

 

영국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정말 용감하다는 말일까요?

 

사실 이때 사용하는 brave는 마치 한국인도 자주 사용하는 '얘가 겁도 없이...' '헐, 제정신임?' '얘가 뭘 무서운 줄 모르고...' '좀 무모한 것 아님?'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I don't meant to be rude' 또는 'I don't meant to offend you'

 

'너에게 무례할 의도는 없어... ' 그 다음에 따라 나오는 but... 

 

상대가 이렇게 말을 시작하면,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이 말의 진심은 'I am about to be rude but I don't care, so be prepared to hear something emotionally bad.'

 

즉, 이 말은  '지금부터 좀 무례할지도 모르는 말을 할건데, 사실 네 맘이 상할 수도 있지만... (난 신경 안 써,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어)'이라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Oh, by the way...'

 

한참 대화를 하다가 상대가 이 말을 하면 '아, 친구가 갑자기 다른 할 말이 생각났구나'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사실 대부분의 경우 대화 중 갑자기 다른 일이 생각나서 화제를 바꾸는 것보다는, 좀처럼 하기  어려운 말을 기회를 봐서 꺼내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마치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대화에 끌어 들일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예를들어, 친구들이랑 뭐 먹을까 이야기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참, 그런데말이야, 너 두 달 전에 빌려간 책 돌려줄 수 있니?'...라고 어렵게 말을 꺼내는 거죠.

 

어쩌면 말을 하기가 좀 불편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할 때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That's not bad'

 

'나쁘진 않아'... 과연 영국인들이 이 말을 할 때는 좋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나쁘다는 의미일까요?

 

사실 전 두 가지 경우에 다 쓰이는 것을 보았는데, 개인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제스처나 억양에 따라서 무슨 의미인지 판단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이 이메일 등에 사용된 경우... ㅋㅋ

 

우선 이 표현이 '나쁘지 않아' --> 즉 '좋다' 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에 물론 억양이나 얼굴 표정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죠. 예를 들어 처음으로 요리를 한 친구의 음식이 생각보다 맛있었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네'라는 정도의 의미로도 쓸 수 있어요. 즉 That's good. It's alright. I quite like it.

 

하지만 전문성이 있는 것에 대해서 사용하면 '나쁘진 않아...' 즉 '별로'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의 손님이 음식에 대해서 'That's not bad'라고 한다면 주인은 기분 나쁘죠. 이 경우에는 '뭐 나쁘진 않네' 즉 '별로야'정도의 표현밖에 안되니까 실망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경우에 차라리 호들갑 떨면서 That's amazing! That's incredible! 극찬을 해주기를 기대하니까요.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상사나 고객이 'That's not bad'라고 밖에 표현을 한다면 아마도 자신이 일이 별로 맘에 안 드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죠. 

 

따라서 'That's not bad'라는 표현은 상황에 따라서 의미가 바뀔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I hear what you say' 또는 'I understand what you say'

 

'당신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있다'라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 뒤에 자주 따라 나오는 말이 있죠... 'But...' ㅋㅋ

 

상대방이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런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는데, 난 동의 못하니까 (더 이상 듣기 싫은데)...'라는 힌트를 주는 정도의 뉘앙스로 받아들이시고 되도록 빨리 화제를 바꾸시는 편이 나으실 겁니다. 만약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의 논지가 뭔지 받아들이는구나라고 오해하시고 계속 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결국 서로 언성이 올라가거나 눈살을 찌푸릴 수도... 

 

 

 

'Thank you. I will bear it in mind

여러분이 영국인에게 무엇에 대해서 조심하라던가 조언 등을 해 줄 때 조언을 받는 영국 사람이 이런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어쩌면 표면적으로는 '고마워. 네 조언을 명심할게'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마 내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따르겠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쩌면 진심은 '네 조언은 고맙지만 (난 벌써 잊었거든) 그냥 염두에만 두고 결국은 내 맘대로 할거야'인데, 아마도 남에게 충고를 받는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지만 상대의 맘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예의상 하는 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셨다면 상대는 더 이상 듣기 싫으니 더이상 그런 이야기 그만하자라는 신호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With the greatest respect...' 또는 'With the greatest of respect...'

 

언뜻 듣기에는 상대가 내가 하는 주장을 존중하며 들어주고 있다는 표현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이 표현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그건 당신 주장이고... (백보 양보해도 네가 틀린 거지) 난 입장이 아주 다른데...'라는 정도의 의미로 논쟁을 할 때 아주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즉 respect는 사실 전혀 존재하지 않는 거죠. ㅋ

 

 

 

 

'I'd love to but...'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No'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하기 때문에, '나도 ----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못해서 정말 아쉽네'라는 뉘앙스로 완곡히 거절할 때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Let's get together this weekend'라고 할 때 만나기 싫어서 선약(plan)이 있다고 핑계를 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즉 'Oh, I'd love to but I've got plans already'가 상대의 맘을 상하게 하지 않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처럼 거절하는 것이 훨씬 예의 바르게 들리기 때문에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만약 상대가 이렇게 거절하고나서 또 다른 가능한 날짜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사실은 당신의 제안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아시면 됩니다... ㅋ

 

 

물론 더 많은 표현들이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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