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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상

COVIDIOT: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새로 등장한 단어

벌써 영국의 외출제한령이 내린 지 2주일이 지났습니다.

 

저희 가족도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처럼 어쩔 수 없이 식료품을 사러 나가거나 하루 한 번씩 권장되는 운동(사이클링)을 하러 나가는 일 외엔 집 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견딜만하고 기대했던 것보다는 다들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국도 날씨가 따뜻해지고 곳곳에 벚꽃들이 피니까 주말에 공원에 누워서 일광욕을 하거나 해변에서 바비큐나 피크닉을 즐기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사실 영국은 아직까지는 엄격한 Lockdown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끼리 잠시 공원에 산책을 가거나 조깅 등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특히 집이 아주 좁거나 정원도 없는 사람들이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루 한 번씩 산책이나 운동을 하라고 권장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사회적 거리(영국은 현재 2미터)를 지키지 못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에 일부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비난이 거센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영국 정부가 2주 전에 배달음식을 제외한 모든 펍, 카페, 식당 등에 대한 영업정지를 명령하고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모이지 말 것을 부탁했었는데, 그 후로도 한 이틀 동안 날씨가 좋아서인지 바닷가나 해변가로 사람들이 몰렸다는 뉴스가 나오고 사람들은 영국도 다른 유럽의 국가들처럼 봉쇄령이나 외출금지가 될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무책임한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결국 영국 정부는 전국에 3주간의 외출 제한령을 내렸습니다. 

 

'Covidiot' 이란 단어는 그 시기에 생긴 단어입니다. 아마 트위터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이 단어가 여러 번 실검 순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COVIDIOT (출처: 영국 Spectator Life, 27 March 2020)

 

COVIDIOT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에서 따 온 Covid와 멍청이라는 Idiot이 조합된 신조어입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회적 거리를 지키지 않고, 혹은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출처: Urban Dictionary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가며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데,

북적대는 바닷가나 공원으로 모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는 사람들,

Lockdown 전 날 당분간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펍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취할 정도로 마시는 사람들,

플로리다와 마이애미 바닷가에 모여서 자기들은 젊어서 괜찮다고 파티를 했던 젊은이들,

확진자임에도 증상이 가볍다고 자가격리 중에도 마스크도 없이 여행 다니던 사람들,

5G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믿고 송출탑에 방화하는 사람들,

누가 감염자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사람이 북적대는 놀이 공원에 데리고 가는 부모들,

화장지를 몇 백 개씩 사재기(panic buying, hoarding)하는 사람들 등...

 

아마 여러분들도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경험하시거나 각종 미디어에서 보신 적이 있으실 거라고 짐작합니다. 에휴.

 

 

***

 

처음에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시작했을 때  고령자들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군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기저질환이 없던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다수 사망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16세의 아이가 사망한데 이어서 오늘도 5살 아이와 20대의 건강했던 간호사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가격리 상태에서도 영상으로 브리핑을 해왔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오늘 저녁에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열흘 정도 지속된 증상으로 혹시 몰라서 검사가 필요해서 입원을 한다는 발표였지만 대부분 그의 상태가 심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존슨 총리나 영국 보수당의 정치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다 같이 그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데, 저도 그의 빠른 회복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느덧 내일부터 외출 제한령이 3주째가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이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같은 집에 거주하지 않으면 부모님이나 형제들조차도 당분간 방문하거나 만날 수 없지만 대부분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령자분들은 대부분 자택격리를 엄격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저희도 연세가 많으신 시부모님 대신 쇼핑을 하는데 문 앞에 식료품을 내려놓고 유리창 너머로 전화통화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소수의 사람들이 공원으로 모여서 바비큐나 피크닉을 해서 경찰이 해산하는 등의 무책임한 행동들이 보도가 되었고, 이제 어쩌면 더 강력한 외출금지령이 내려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주변에서 종종 들려오는 마음 아픈 소식들이나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이젠 현실이 더 영화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막막하고 걱정이 되지만 당분간은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모두들 마음 놓고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 모두들 안전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UNTIL REAL LIFE DOESN'T FEEL LIKE A FILM/MOVIE

PLEASE STAY SAFE & BE KIND.

 

 

 

 

🇬🇧Fiona // 어쩌다 영국(@lady_expat)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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