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러분이 주변이 온통 나무로 둘러 싸여 있거나,
바다 한가운데, 또는 허허벌판이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구조를 요청할 상황에 처한다면?
더구나 신속한 구조가 요구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이런 곳에서 여러분은 구조대에게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설명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오늘 BBC 뉴스를 읽다가 알게 된 내용인데 많은 분들에게도 이 무료 앱이 유용할 것 같아서 포스팅합니다. 저도 이 기사 읽고 당장 다운로드했습니다.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구조가 필요할 때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구글맵처럼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what3words 앱은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35개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무료이며 한글로 다운받아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 앱은 이미 경찰이나 산악 구조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BBC 기사를 보니 이 앱 덕분에 벌써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내용도 있네요. 길을 잃었을 때 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거나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합니다.
slurs.this.shark
이런 식으로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세 단어는 what3words 앱에서 만든 영국 총리 관저인 10 Downing Street의 주소입니다.
얼마 전에 4900 에이커(2000 헥타, 20 제곱 킬로미터 정도)의 광대한 산속에서 밤새 비를 맞으면서 길을 잃고 헤매던 영국 커플이 가까스로 휴대폰 시그널이 잡히는 장소를 찾아서 응급구조 서비스인 999로 전화를 했던 일이 있었는데, 이 앱이 두 사람을 구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자신들의 위치를 전혀 알 수 없었던 이 커플에게서 그 당시 전화를 받았던 분이 what3words 앱을 당장 다운로드 받으라고 권했답니다. 그리고 그 앱을 다운로드하자마자 곧 정확한 위치가 파악돼서 산악구조팀에게 구조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젠 이 커플은 만나는 사람마다 이 앱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적극 추천한다고 합니다.
다른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비해서 what3words 앱은 위치를 매우 정확하게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 앱의 개발자인 영국인 크리스 쉘드릭이라는 사람이 Hertfordshire의 전원마을에 사는데 우편번호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아서 늘 다른 사람들의 우편물이 자기 집으로 배달되거나, 배달하시는 분들이 길을 잃어서 가끔 길가에 나가서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저도 영국에서 자주 경험 했던 일입니다.
이 분은 한동안 경도와 위도까지 이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고민하다가, 어느 날 한 수학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던 중에 3가지 단어를 섞어서 조합한다면 전 세계의 어느 위치라도 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조합들을 만드는데 필요한 단어가 4만 개면 충분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는 2013년에 이 앱을 개발했습니다. 이제는 런던에서 100명 이상을 고용한 회사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 앱의 원리는 전 세계를 57조 개의 정사각형(3미터 x 3미터)으로 나눈 후에 그 정사각형마다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3 단어를 이용하여 고유한 주소를 만들어서 지도에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응급 서비스나 산악구조팀에서도 조난 구조 활동이 필요한 경우 이 앱으로 매우 정확한 위치를 빠르게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예전에는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서 문자로 링크를 보내는 방법들을 사용했는데, 이 경우에는 휴대폰의 전화 시그널이 반드시 필요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국토의 85%만이 4G 시그널이 가능한 영국에서는 폰 시그널이 없는 곳에서는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려워 수색이나 구조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what3words 앱은 폰 시그널이 없어도 위치 추적이 가능한 3자리 단어로 된 주소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혹시라도 조난을 당한 여러 명 중에 부상자가 있는 경우, 그중 한 명이 그 주소를 적어서 전화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 다음 구조를 요청하면 구조팀이 부상자가 있는 곳으로 정확히 찾아갈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기사에서는 왜 이 앱이 아주 중요한 순간에 여러분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는지 최근의 사례를 통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 쉐필드에서 65세 남자분이 철로 근처에 추락해서 빠져나오지 못했었는데 이 앱을 이용해서 경찰이 위치를 즉각 발견하고 구조한 사례
- 자동차 사고가 난 후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를 몰랐던 여성 운전자를 이 앱으로 경찰이 발견한 사례
- 납치되었던 여성이 경찰에게 3 단어로 위치를 알려서 사건이 빨리 해결되고 납치범이 체포된 사례
- 심지어 불법체류를 위해 몰래 숨어있던 컨테이너 안에서 출산을 하고 있던 여성을 구해냄. 그 당시 항만에 2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었는데 컨테이너 안에 갇혀서 자신의 위치를 전혀 알 수 없던 이들에게 what3words 앱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해서 그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해서 구조한 사례
어쨌든 WHAT3WORDS 앱은 위험한 상황뿐 아니라 여러모로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해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여러분은 What3words의 기능이 카카오 맵 APP에도 반영된 걸 아시나요?
BBC 기사를 읽어보니 몽골에서는 이미 우편이나 배달 시스템에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고, 여행지를 안내하는 것으로 유명한 Lonely Planet's guide 역시 세계 유명 관광지에 what3words의 3 단어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아래의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Mercedes-Benz의 자동차 시스템에도 보이스 내비게이션으로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6월에 저와 아이들이 함께 갔던 영국 웹블리 스테이디엄 (Wembley Stadium)에서 열렸던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때에도 이 3 단어 주소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워낙 큰 경기장이라 입구도 여러 개라서 혼잡하다 보니, 아래처럼 웸블리 스테이디엄에서 트위터로 BTS의 공연을 보러 오는 아미(BTS ARMY)들에게 경기장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What3words 앱을 다운로드하여서 사용하라고 적극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웸블리 스테이디엄이 BTS 런던 공연 때 워낙 공연 안내 관련 글도 많이 올리고, BTS 아미들에게 트윗을 정말 많이 해서 전 이 트윗을 보고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무심코 넘겼었는데... 이제 보니 이해가 되네요. ㅋㅋ (I feel like I have been living under a rock!)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WHAT3WORDS 홈 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거나 아래의 비디오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말은 영국의 August Bank Holiday 기간이라서 4일간 (23일-26일) 휴일입니다. 그때 아이들 친구들의 가족들과 Reading & Leeds Festival에 가는데 공연 장소와 캠프 사이트가 워낙 넓어서 좀 걱정하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일행을 잃어버리거나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당장 사용해 봐야겠네요. ㅋ
그런데 문득 이 앱으로 영국에서도 언젠가 공원으로 치킨 배달시켜먹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배달하시는 분들도 사용하시면 좋겠어요. 뭐, 이 정도의 정확성이면 '치킨 시키신 분'하고 소리 지를 필요도 없을 듯요. ㅋㅋ
그럼,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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