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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문화

영국에서 무심코 저지를 수 있는 위법 행위들 #1

레스토랑에서 생일 축하를 위해 'Happy Birthday'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또한 주말 오후 1시 이후에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것도 불법이고, 공원에서 연을 날리는 것, 또는 운전 중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것 역시 영국에서는 불법이라는 의외의 사실에 대한 최근의 설문 조사에 대한 몇 가지 기사를 보았는데, 한국분들에겐 흥미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합니다. 

 

기사 출처:

ECHO (https://www.liverpoolecho.co.uk/news/liverpool-news/40-ways-you-could-breaking-13408104)

SUMERSET LIVE (https://www.somersetlive.co.uk/news/somerset-news/10-laws-most-people-break-231277)

THE INDEPENDENT https://www.independent.co.uk/news/uk/crime/the-13-obscure-uk-laws-you-didn-t-know-you-were-breaking-9692065.html)

WAKEFIELD EXPRESS (https://www.wakefieldexpress.co.uk/news/people/revealed-the-uk-driving-laws-you-might-not-know-about-and-could-be-breaking-1-9747805)

METRO (https://metro.co.uk/2019/05/02/ten-uk-driving-laws-people-could-be-breaking-without-realising-9393579/)

 

 

A LIST OF 'SMALL' LAWS BROKEN BY BRITS WITHOUT REALISING IT

OnePoll이라는 회사가 영국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 영국인들은 해마다 일인당 평균적으로 32 가지의 정도의 법을 어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설문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98 퍼센트의 응답자들이 자신을 법을 매우 잘 지키는 모범 시민이라고 응답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사람들이 평소에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위법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영국인들이 미처 잘 알지 못하고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작은 위법 행위들 (petty crimes)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와 얼마나 많은 영국 사람들이 이런 위법 행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불법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일들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작은 위법행위들

 

아마도 이 설문의 조사 방식이나 결과의 정확성이나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설문이나 여론조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만,  이 설문의 결과나 내용이 한국인으로서 영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고 흥미로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개합니다.

 

이 설문조사에서 이런 행동을 평소에 해 본 적이 있는가를 물었고, 괄호 안의 숫자는 얼마나 많은 영국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해봤다고 응답했는지를 나타냅니다.

 

그럼 이제부터 영국에서 잘 몰라서 무심코 위법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에 대해서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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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ang Happy Birthday in a restaurant. (48%) : 레스토랑에서 생일 축하 노래 불러봤다는 사람이 48%

 

생일 축하 노래를 공공 장소에서 부르고 싶다구요?

 

BBC 기사 (https://www.bbc.co.uk/news/magazine-33993718)에 의하면 레스토랑 같은 공공장소에서 전 세계에 잘 알려진 생일 축하 노래인 'Happy Birthday To You'를 부르는 것이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실 불법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 노래에 대해서 저작권을 갖고 있는 워너 뮤직 그룹 (Warner)이 이 노래를 공공장소나 방송 등에서 사용할 경우에 사용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에 이 노래에 대한 저작권을 구입한 Warner사는 TV나 영화, 체인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이 노래를 사용할 경우 라이센스 비용을 내도록 요구하므로, 그 비용을 내지 않고 이 노래를 공공장소에서 부르는 것은 아직까지는 법적으로는 불법행위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도 아이들이나 아이들의 생일 파티 때 레스토랑에서 여러 번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지만, 현실에서는 소송을 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을 제재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2. Drank alcohol under the age of 18 (47%) : 만 18세 이전에 음주한 적이 있다는 사람이 47%

영국에서는 만 18세 미만은 술을 마시는 것이 불법이지만 그전에 술을 마셔 본 사람들이 응답자의 47% 정도라고 하는군요. 영국에서 이렇게  법적으로  만 18세까지 술은 못 마시고 투표도 못하게 하면서, 만 16세에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저로서는 조금은 고개가 갸우뚱 하긴 합니다. 

 

 

 

 

3. Sworn or gestured to other road users (40%): 다른 운전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모욕적인 손짓을 한 적이 있다는 사람이 40%

 

 

영국에서 운전 중 다른 운전자들에게 욕설을 사용하거나 모욕적인 손짓을 하면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특히 목격자가 있어서 증언을 한다면 상황에 따라서 체포당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신문 기사에서 이 것에 관련된 기사를 종종 봐서 위법인 걸 알고 있었는데, 40% 나 되는 영국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이런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이긴 합니다.

 

몇 년 전에 영국의 한 금융인이 교차로에서 버스 운전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자신의 차로 버스 앞을 막고 욕설을 한 사건이 있었는데, 버스 운전자가 일종의 공공 서비스에 종사하므로 업무방해를 한 사실과 당시 버스의 승객들이 그 욕설을 들었다고 증언까지 해 주어서 결국 그 사람은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소득에 비해서 벌금액수가 정해지는 영국법에 따라 몇 만 파운드의 벌금을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또, 예전에 저도 가족들과 쇼핑을 마치고 주차장 출구를 막 빠져나오는 순간에 일방통행 (One Way) 반대 방향으로 갑자기 한 차량이 출구로 진입하길래 저랑 신랑이 다급해하며  'Wrong Way!!'라고 외치며 길을 잘못 들어왔다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차의 창문이 닫힌 상태로 둘이 열심히 소리를 질렀죠. 다행히 상대방 운전자가 차를 멈추었고, 저희가 지나갈 때 옆으로 비켜서 있던 상대방 운전자가 유리창을 내리고는 자기가 잘못한 건 알겠는데, 욕설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항의를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언제 당신에게 욕을 했냐고 물어보니 우리가 그에게 'Wanker!'라고 소리 지르는 걸 봤다는 겁니다. 그래서 하도 기가 막혀서 뒤에 어린애들이 타고 있는데, 우리가 그런 욕설을 아이들 앞에서 하겠냐, 우리는 당신이 길을 잘 못 들어서 'Wrong Way!'라고 한 거다라고 했더니 머쓱해하며 자기가 잘못 봤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결국 입모양이 같아서 그가 오해한 걸 알고 모두 웃고 말았지만... 오해가 안 풀렸더라면 경찰서에 불려 갔을지도... ㅎ

 

 

4. Vacuumed between the hours of 6pm and 8am on a weekday or 1pm and 8am on a Saturday or Sunday (36%) : 평일 저녁 6시에서 다음날 아침 8시 사이, 또는 주말 오후 1시에서 다음날 아침 8시에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36 %

 

솔직히 전 이런 법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저희야 새벽에 드럼을 연주해도 뭐라고 할 이웃이 주변에 없는 집이라 별 상관이 없지만, 혹시라도 이웃과 가까이 붙어있는 집 구조라거나 이웃과 사이가 안 좋아서 층간 소음 문제 같은 것 겪는 사람들은 이런 것이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5. Parked partly on a pavement (34%):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에 반쯤 걸쳐서 '개구리 주차'를 해봤다는 사람들이 34%

 

한국에서도 소위 '개구리 주차'는 불법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이건 평소에 학교에 아이들 픽업하러 갈 때마다 학교 주면에서 자주 목격합니다. 하지만 가끔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불법주차 감시하는 사람(Traffic Warden)이 있으면 순식간에 싹 사라지는 걸로 보면 대부분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짐작이 됩니다. 

 

 

 

6. Cycled on pavements (33%): 보도에서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있다는 사람들이 33%

영국에서 일반 도로나 사이클 전용 도로가 아닌 보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사실은 위법 행위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North Yorkshire는 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천국과 같은 곳입니다. 몇 년 전에 영국에서 열렸던 Tour de France 역시 아름다운 요크셔 지방을 지나가기도 했죠. 하지만 도시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혼잡한 교통 때문에 자전거 타기가 좀 위험해 보이는 순간이 많습니다. 물론 도시 곳곳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긴 하지만 그나마 차도의 가장자리에 있어 폭도 좁고, 사이클 전용 도로가 모든 곳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큰 도로로 다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처럼 자전거 전용 도로가 차량 가장자리가 아니라 보도 옆에 마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교 주변에서 아이들이 헬멧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누비는 것을 보면 가끔 마음이 조마조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도 사실 등하교 시간에 학교 주변에서 많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넓은 보도를 이용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위법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솔직히 부모의 마음에서는 차량이 쌩쌩 달리는 도로 위보다는 비교적 더 안전한 보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차라리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보도 위를 걷는 행인들에게 위협이나 불편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7. Speeding whilst driving (32% ): 과속을 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32 %

영국의 경우 보통 학교나 주택가 근처의 경우에는 시속 20-40 마일 (시속 32-64킬로 정도), 1차선 도로의 경우 시속 50-60마일 (시속 80-96킬로), 2차선 도로나 고속도로의 경우 시속 70마일 (시속 112킬로)의 속도 제한이 있지만 대개 그 속도의 10% + 2마일 이내의 과속은 'Buffer zone'으로 생각해서 아직은 대개 봐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 중 단지 32%만 과속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을 한 것이 좀 놀랍습니다. 아무래도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

 

 

 

8. Beeped a horn for any reason other than alerting traffic (31%) : 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클락숀(car horn)을 사용한 적이 있다는 사람이 31%

 

 

한국에서 운전하시다가 영국에서 운전을 하시다 보면 영국 사람들은 위험한 순간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빵빵 거리면서 클락숀(horn)을 사용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채시게 될 것입니다. 불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예의 없게 느껴져서 잘 사용을 안 한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가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앞의 차량을 한참 그대로 참고 지켜보는 뒤차 운전자들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영국 사람들은 자기가 클락숀을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는 만큼, 만약 다른 운전자가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자기에게 클락숀을 눌러 빵빵거리면 굉장히 기분 나빠합니다. 그러니까 영국에서 운전을 하실 때 클락숀을 누르는 것은 굳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되도록 자제하시고 차라리  헤드라이트를 사용해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9. Been drunk on the street, or in a pub or restaurant (30 %) : 길거리, 펍 또는 레스토랑에서 술에 취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30%

그런데 그 30%의 사람들이 주말 저녁에 시내 곳곳에 자주 여러 번 나가서 반복된 행동을 하는 것이 문제죠. 솔직히 30%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대학 다닐 때 특히 주말 저녁에 시내에서 술 취한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별로 보고 싶은 광경은 아니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술 취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역시 사건이나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10. Eaten or drank whilst driving : 운전 중에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기

 

몇 년 전에 교통경찰들이 영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엄격하기로 알려진 웨일스 지방에서 한 운전자가 신호등 앞에 멈추어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물병에 든 물 한 모금을 마셨다가 경찰에 걸려서 벌금을 내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운전 중도 아니었고 차량이 완전히 멈춘 상태였는데 벌금을 내야 하는 건 좀 심한 것 같다고 신문에 기사가 날 정도였으니까 그 일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법감정이 어떤지는 짐작이 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자가 그 티켓이 심하다고 항의를 했지만 결국 경찰이 이긴 케이스라 그 이후로 저도 운전 중에 음료를 마시는 것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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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영국에서 무심코 저지를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범죄 행위 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재미있으셨나요? 한국과 비교해서 비슷한 것이 있기도 하고, 아니면 뭘 이런 것들까지 불법이라고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을 것 같네요. 다음 포스팅에서 몇 가지 더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우리가 불법인지 미처 알지 못해서 일상생활에서 위법행위가 될 수 있는 일들이 있는지도 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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