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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상

영국에서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 접종 후기

오늘은 영국이 처음 록다운(Lockdown)에 들어간 2020년 3월 23일로부터 정확히 일 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영국 곳곳에서 지난 일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한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리는 묵념이나 추모식 등이 있었다.

 

youtu.be/60og05aCA_M

 

 

 

우리 부부는 지난 주말에 드디어 COVID-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았다.

 

우리 집 근처의 이웃들은 거의 1차 접종을 한 상태이고 그중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도 있다. 접종 우선 순위를 보고 우리 부부는 4월 말이나 되어야 백신을 접종받을 있을것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국의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다 보니 우리 동네 병원에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에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문자가 왔다.

그 문자를 받자마자 보내준 링크를 눌러서 우리에게 편리한 시간을 선택해서 즉시 예약을 했다. 예약하는 데는 1-2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고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가능했다. 

 

지난 토요일에 한 15분 정도 운전해서 인근의 NHS Medical Centre에 가서 차를 주차하고 대기실에 가서 줄을 섰다. 병원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린 지 5분 정도 기다렸는데 우리의 접종 순서가 되었다.

 

담당 간호사는 우리의 건강 상태나 알레르기 등에 대한 질문을 5분 정도 하면서 문진표를 작성했가. 그리고 백신에 대한 설명과 열이 나거나 두통 등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어도 괜찮고, 혹시라도 얼굴이나 몸이 붇기 시작하면 즉시 앰뷸런스를 부르라는 등의 주의 사항을 듣고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 받게 되는 이 카드 뒷면에는 개인의 인적 사항과 접종 장소, 백신의 종류, batch 번호 및 접종 날짜 등이 적혀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병원을 나오는 길에 15년 넘게 알고 지내던 주치의를  우연히 마주쳤는데 정말 반가웠다. 아이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우리 집에 방문도 몇 번 하셨고, 초보 엄마라서 걱정이 될 때마다 귀찮게 전화도 자주 했었는데.... 몇년 전에 은퇴하셨는데 이번 백신 프로그램에 자원봉사를 오셨다고 하셨다. 

 

백신 접종 후에는 최소 15분 동안은 운전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우리 부부는 30분 정도 그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산책을 했다.  영국도 이젠 완연한 봄날이어서 모처럼 햇살도 따뜻했고, 길가에는 여기저기 수선화들과 벚꽃들이 만연했다. 

 

그날 저녁 늦게 열이 좀 나는 듯한 느낌이 있었고, 약간의 두통이 있긴 했지만,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불편하지 않아서 곧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열도 없었고 괜찮았다. 남편은 백신을 접종한 팔이 약간 뻐근한 것을 제외하면 별 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했다.

 

지인들 중에 화이자나 AZ 백신을 맞은 사람들 모두 열이 나거나 두통이 심했던 사람도 있고, 우리 시부모님처럼 아예 멀쩡하거나 팔만 한 이틀 정도 아팠다는 사람도 있다. 대개 AZ 백신은 1차 접종 후에, 화이자는 2차 접종 후에 면역 반응이 심하다는 말을 하긴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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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국은 18세 이상 성인의 반 이상이 최소 1차 접종을 한 상태이고, 1월에 하루 사망자가 거의 2000명에 가까웠던 경우에 비교해서 요즘 영국의 Covid-19 관련 하루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현저히 줄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지속되어 온 영국의 록다운은 다음 주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학교들은 이미 모두 개학을 한 상태이지만 아직도 다른 가정을 방문하거나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그러나 3월 29일부터는 마당이나 야외에서 6명 이하의 모임이 허용된다. 따라서 골프, 농구나 테니스 같은 야외 스포츠도 허용되고, 결혼식도 6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다음 주부터 부득이 필요한 이유가 없이 해외로 휴가를 가는 경우 5000 파운드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안정되고 있는 영국의 상황과 달리 다시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유럽에 영국 국민들이 부활절 휴가 기간이나 여름 방학 동안 휴가를 보내러 방문하는 것을 당분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의 학교들도 2주 전에 이미 개학을 했는데, 모든 학생들은 일주일에 2회의 Covid-19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는 일주일에 2번씩 등교하기 전에 집에서 테스트를 해서 음성이 나와야만 등교가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들도 지난주에 홈 테스트 키트들을 받아왔다. PCR 테스트가 아니라 Lateral Flow Test라서 손쉽게 검사가 가능하고 30분 정도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Covid-19 Self-Test Kit (Lateral Flow Test)

 

 

 

그리고 테스트 결과는 학교와 정부 (Test & Trace 사이트) 2 곳 모두에 온라인으로 보고를 하도록 되어있다. 혹시라도 양성이 나오면 그 학생은 물론 온 가족이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영국 정부가 또 다른 록다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아직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영국의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4월 12일부터는 미용실이나 옷가게, 식당,  펍, 서점, 카페 등의 다른 상점들도 영업이 허락될 예정이다. 만약 상황이 계속 나아진다면 6월 21일부터는 사실상의 모든 제약이 완화될 수도 있지만, 유럽이나 다른 지역의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이번 부활절에는 혹시 시부모님을 뵐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여름까지는 기다려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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